"바보"

[프폴로그]

오랜만에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메마른 감성에 내린 한줄기 비처럼...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두었다.
계속 흐르는 눈물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아직 내게 남아있구나...

그런 감성이....


[바보]

강풀의 원작이라 하나,
사실 강풀의 만화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한때 CF에 출연했던 것을 기억하는 정도다.

강풀이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기자: 자신이 그린 만화중 하나를 꼽으라면 어떤 작품을 꼽으시겠습니까...?
강풀: ???

자신이 그린 만화는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데 열손가락 깨물어서 하나만 아프겠냐는...
해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곤혹스럽다는 그의 대답...

근데 어느 작품을 하다가 울어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한다면,
그는 주저없이 '바보'를 꼽을 수 있노라고 했다.

바보같자만 자신이 그리다가 갑자기 울컥해서...

'불쌍한 승룡이...'하곤 잠시 펜을 놓고 한참을 울었노라고....

그만큼 애착이 간다는 말일것이다.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 감독이 대학시절 선배였기 때문에
그리 문제될 것은 없었다고 헀다.

헌데 주연배우가 차태현이라는 것에 대해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고 헀다.
차태현이라는 배우는 좋지만 그에게서 '승룡이'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뒤 영화촬영이 한창 진행될때
대학선배인 감독에게서 촬영장에 한번올라오라는 말에 참석하게 되는데.

감독을 만나 이야기하던 강풀은 멀리서 누군가 자기를 부르는 걸 듣고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듯한 사람인데..라고 생각이 들었고,
가까워지자 강풀은 놀라게 된다.

저기 자기에게 다가오는 이는...

"승룡이...승룡이"였다.

그렇게 차태현은 어느새 승룡이가 되어있었다고 그는 회자헀다.

영화를 보며 메인시퀀스는 하지원이 맡은 여주인공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래서였을까?

만약 차태현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그의 연기에 비판을, 분석을 하려고 헀을텐데
하지원의 시선에서 보니, 차태현이 아닌 승룡이로 인식하게 되었고,
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계속 흘렀고,

마음속이 웬지 정화됨을 느끼게 되었다.

혹은 내가 요새 힘겨움이 큰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

최근의 나는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다.
고등학교시절부터 한달에 100편이상을 섭렵하는 나이건만,
최근에 나는 10편도 보기 힘든 것 같다.

맘의 여유도 없다.
영화를 보는데 맘의 여유따윈 생각도 안하던 나이건만....

집중할 곳이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

사물이 아닌 사람인지도....


by ziyo | 2008/04/02 11:11 | 영화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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